꽤 초췌한 몰골로 찾아와서는 기타동호회에서 이것 저것 연주는 같이 해봤는데 좀 더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고 했던 여진씨가 생각난다. 그게 벌써 1년 전이다. 그리고 얼마 뒤에 함께 연주하고 싶어하는 동생 명신씨가 찾아왔고, 이런 저런 연주로 맛을 보고 난 뒤에 6개월동안 띵가띵가 놀면서 만든 노래가 <아무것도>라는 노래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의 아무것도, 노래에는 만들고 부르는 사람의 전부라고 여길만큼의 에너지가 담긴다. 언제고 음원 하나를 꼭 발매하고 싶다는 그들은 벌써부터 밴드명까지 지었다. 나의 '흥' 너의 '끼'를 줄여 '흥끼'. 

사람들은 즐겁다. 교습생들은 즐겁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은 공간에 기타를 퉁하고 튕기다가 이제는 말도 제법하고 발가락도 가끔 까닥거린다. 에너지 쓰기를 좋아하는 둘 덕분에 서핑도 함께 가고 노래도 함께 부르게 되었다. 그 동안의 이야기가 굉장히 길지만 이렇게 몇줄 써 놓는다.  


아직도 반쯤 남아있는 밤, 알람이 없는 토요일 아침 
주말에 하려고 미뤄두었던 빨래도 설거지도 너랑 연애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

오늘은 느슨하게 내일은 또 휴일이잖아
일단 잠 좀 자고 일어나서 
아니 일어나지마 게으르면 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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