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인 부추닢에 고양이 털이 두어개 묻어있는 것을 보았다.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것은 이렇듯 귀여워하면 할 수록 털이 많이 날린다는 것을 부정하고서는 못산다. 

모르고 먹으면 약이라고 하지만 이건 뭐 벌써부터 콧잔등이 가렵기 시작한다. 

아내가 코를 부비작부비작거리는 습관이 있는데 아무래도 고양이 털 때문이었을까, 

된장국에 밥을 많이도 비벼놨는데 모래밭에서 진주를 찾는 격으로 했다간 오늘 안으로 밥을 먹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려깊은 고양이 청은 내가 밥먹을 때만 찾아오는 사려깊음으로, 사려는 무슨 사료만 아는 몽은 시도때도 없으나 

내가 밥먹을 때만은 가만히 나를 놓아두는 사려깊음으로, 고양이 두마리와 함께하는 아침식사와 사투를 벌인다. 

사투라고는 했으나 맞은편 자리에 아무도 없는 식탁에서 혼자 밥숟갈을 뜨는 것을 애처롭게 바라봐주는 청이나, 

밥을 먹을 때만이라도 좀 쉬자는 몽이의 시선이 느껴져 고맙기는 하다. 

나도 모르게 고양이와 대화를 시도한다, 이거 줄까. 저거 줄까. 배고프니,

왼쪽으로 와, 너는 오른쪽으로 오고. 아니 거기는 올라가지 말고. 

백번의 말 중에 하나라도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생기면 녀석은 머리가 좋은 고양이가 되거나 내 말을 알아듣는 고양이가 되고. 

그런 흥미로운 사실들에 콧노래를 부르며 반찬 한가지를 입안에 넣고 흡족해한다. 

설마 내가 밥을 먹는 것에 대해 너희들도 흡족해하는 것은 아니겠지, 

내가 너희들 밥을 주고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너희들도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설거지통에 빈 그릇을 넣고 물을 채워넣고 뒤를 돌아보면 어느 한낮 꿈처럼 고양이들은 사라지고 없다. 


성북동 비둘기에 등장하는 돌 깨는 소리가 마을_내가 사는 곳은 동네라기 보다 마을에 가깝다_을 울린다. 

오늘은 사이렌 소리까지 합쳐져 유난히 시끄럽다. 

고양이는 시끄러운 거 싫어하는데.


20150706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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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허풍이 좀 심한 편이야,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친구가 내게 말했다. 

아주 정확하게 봤어,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가 한 말을 두고 나는 친구란 이런 거구나,

너는 친구가 될 자격을 갖추었다고 확신했다. 


내가 허풍을 떤다고 하는 네 말에 나는 무슨 핑계거리를 찾는 대신

나의 허풍과 맘먹을 정도의 네 약점을 찾아내는 대신

너는 나의 유일한 친구가 되어 줄 것에 밑줄을 그었다. 

그 친구가 보내준 에어컨 (띄고) 바람을 쐬다가 생각이 난 '허풍'에 

잠시 옛 생각을 해볼 기회가 생겼다. 


볼륨이었다, 내가 의도한 것은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크기, 내 말을 믿던 안믿던 그것보다. 

일단은 내 말의 전달이 중요했다. 약간의 과장을 버무려서 주었다. 

엄마는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감탄사와 수사를 사용하는 것을

좋아했다. 할아버지 논이 떠내려갈 정도로 비가 많이 와! 이렇게. 


양치기소년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후회를 했는지 모른다. 

친구들은,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의 잘못된 점만 이야기했고,

나는 내 잘못이 드러나는 것 같아 꽁꽁 숨고 싶었다. 

기말고사에 양치기소년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묻는 주관식문제가

나오지 않기를 바랬다. 거짓말과 허풍을 구분하지 못하는 때였다.

사춘기 무렵 나는 양치기 소년을 어느정도 이해하려고 애썼다. 

애썼다기 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 생각했다. 


아이들이 모인 자리나 어른들이 모인 자리나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보다는 누구의 말이 재미있을까다. 

나는 이제 별로 허풍다운 허풍을 떨지 못하고 사뭇 진지하다. 

어른이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재미가 없다. 

거짓말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살면서 누구한테 거짓말을 가장 많이 했나 싶어서 생각해보니 여지없이 엄마였다.


201507030958

내리막을 걸을 때 아무래도 무릎 연골이 걱정이 된다면, 
그게 바로 나이를 먹은 증거라 여긴다. 오늘이 그랬다, 
내리막을 걸을 때 그런 것보다 불어오늘 바람이라던지
내리막을 걸을 때 그런 것보다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이라던지
내리막을 걸을 때 무엇 보다 땀을 식히는 맛이라는 게 있는데 
나는 오늘, 평소에 한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는 내 무릎연골을, 
심지어 골똘히 생각하면서 걸어내려왔다.


작업실 에어컨을 설치하는 기사의 목소리가 너무 근사해서, 
나는 그만 목소리가 참 훌륭하시다 멋쩍게 말해버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위험수당을 더 달라, 말하는 그 목소리 또한 좋았다. 
방음벽이 제일 까다로운 작업인데 그냥 해드리겠다, 고마워요. 
천오백원짜리 파리바게트 아이스아메리카노로 인사를 했다.


로맹 모네리의 <낮잠형 인간>을 마저 읽었다. 
"나는 매일 집세 낼 방법에 대해 조금씩 더 고민하게 되었다." 
라는 부분에서 이번달 집세를 아직 내지 않았던 것이 생각났다. 
나를 가난한 음악가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얼굴은 멀쩡하게 생겨가지고. 
그렇게 중얼거리는 집주인의 얼굴을 떠올려보았다. 기억안나는 얼굴이지만,


이제 야구를 시작하려면 30분이 남았다. 
남들은 퇴근 6시를 기다리지만, 나는 야구중계와 가까운 6시를 기다린다. 
가끔 수업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교습생이 고마울 때가 더러 있다. 
오늘부터는 내 방에서 지낼 수가 있다, 에어컨은 좋은 발명품이다. 
이제 노래도 만들고, 연습도 잘 할 수 있다. 
그 동안 더위를 핑계로 피운 게으름을 만회할 시간이다. 
이제,


20150702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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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연씨를 만난 것은 은혜씨 덕분이었고. 

그 덕분에 나는 함께 살아가는 동갑내기를 한 명 더 알게 되었다. 

살아가는 내용을 주로 나누는 수업이다. 수업을 핑계로 우리는 그런 이야기들을 나눴다. 

수업 중간중간 조심스레 과거를 들추는 작업을 했다, 그것은 우연찮게 알게 된 몇가지 사실이다.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따금씩 생각하는 범위다. 범위는 우리가 동갑내기였기 때문이라고. 


수요일 저녁에 찾아오는 규연씨는 주로 CCM을 연주하고 부르기를 원한다. 

나 또한 옛 생각이 나기도 하고, 수요일 저녁예배를 드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옛' 생각이라고 하니 부끄럽다. 누구한테 꺼내보이기 부끄러운 것보다는 스스로에게 부끄럽다. 

이제는 이런 이야기를 쉽게 하는 것을 보고는. 맹목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왜 등을 돌렸던가, 


연습곡으로 택한 노래는 '그리움만 쌓이네' 

이 노래를 함께 부르다 이런 가사에 그 생각이 난건지. 

"다정했던 사람이여 나를 잊었나, 벌써 나를 잊어버렸나"

신이 내게 그렇게 노래를 불러주는 것 같았다. 


G와 C/G를 연달아 연주하는 느낌은. 

다른 조(Key)에서는 흉내낼 수가 없다. 

G운지 안에서의 저 코드 진행을 다른 윤지로 표현하기란 어렵다는 말이다. 

옛 노래들이 좋은 것은 일정한 패텬에 의지해 멜로디를 써나가는 것이 아니라

가사와 감정에 맞춰 패턴들이 들쑥날쑥, 혹은 하나로 이어진 길의 연속성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리움만 쌓이네, 강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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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질을 위아래로 수십번은 한 것 같다.

이럴 때엔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좋다.  

반복이 계속되자 고양이 몽이는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럴 여유가 없어, 라고 생각하면서도 

걸레를 잠시 놓아두고 녀석의 코와 귀를 만지작거렸다. 

나를 따라와보라는 시늉으로 베란다로 나가더니 빗 앞에 멈췄다. 

너는 참 빗질을 좋아하는구나, 이미 청소기를 돌린터라 

더 이상 털이 날리는 걸 원하지 않는데 어쩌니. 

빨래가 다 되었다는 신호음이 들렸다. 

세탁기 문을 열자 헹굼제 향기로 가득한 옷가지들이 쏟아졌다. 

이럴 때엔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옷을 널 때에도 마찬가지. 

건조대 아래로 무럭무럭 커가는 식물들이 보였다. 

손을 가져다 대자 식물 특유의 향기가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왔다. 

아직 흙은 마르지 않은 상태라 물을 줄 필요는 없겠다, 

어제 누군가 빨래를 색색깔별로 널어놓는다는 말이 생각나

나도 그래볼까 하다가 색이 너무 많아서 포기했다. 

생각을 하면 안된다니까, 그냥 하던대로. 

빨래 건조대 위로 껑충뛰어와 냥냥거리던 몽이를 집어 땅바닥에 던졌다. 

고양이는 체조선수니까, 던져도 알아서 잘 착지하겠지, 

번번히 몽이는 넘어지거나 부딪히거나. 여전히 빗 앞에서 서성댄다. 

금요일에 먹고 남은 김밥이 냉동실에 있는 걸 발견했다. 

고양이들에게 줄 닭고기를 찾다가 내 밥도 찾아서 지금은 해동중이다. 

닭고기가 녹을 때까지 뭐를 할까 하다가 음악을 틀어놓고 

뭔가를 써보려고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컴퓨터 옆에 식은 커피가 반 쯤 남아있다, 아 이건 아까 마시려고 한 건데.

한 모금 입을 가득 적셔놓고 흘러나오는 노래의 제목을 검색하려고 하자

해동이 다 되었다는 신호음이 주방쪽에서 나왔다. 


생각을 말자, 생각을 말자. 

나는 눈에 민감하니 굳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빨래바구니를 세탁기 옆으로 가져다 놓을 때 

지나가면서 재활용쓰레기가 가득 들어찬 것을 볼 것이다. 

오늘이 수요일이니까 주섬주섬 가지고 나가 분리수거를 하겠지. 

미리 이것을 하자, 나중에 하자, 하는 생각으로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지 말자. 

지금껏 충분히 생각하고 생각해왔으니 오늘과 내일과 모레까지는 

생각을 말자, 생각을 말어.


20150701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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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때인가, 교회수련회를 다녀와서 한참을 앓았던 적이 있다. 

앓았던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인데 그 때 앓았던 이유는, 

마음이 저리고 아픈 이유는 알았지만 설명할 길이 없어서였다고. 


마음이라고까지 할 것이 없다. 그 때의 느낌이다. 

그 느낌을 집에 가지고 왔다. 당연히 그래야 할 것으로 믿었다. 

느낌은 가지고 왔으나 느낌을 공유할 사람이 없었던 탓이라고 믿고 있다. 


낯선 환경과 주어진 시간동안 나의 일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만끽했다. 

누구도 여기서는 나갈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만질 수 있는 거리에서 서로가,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고 어깨를 기대면서 말이다. 


나는 그 느낌이 아주 좋았다. 4일 동안의 가장 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내가 긴 시간이라고 한 것은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어서다. 

매순간이 만남의 연속이었으니까, 사람과 만나고 눈빛과 만나고 느낌과 만나는. 


공연을 준비하면서도 진행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느낌의 연속을 나는 지금껏 가지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앓고 있다. 


소풍 혹은 여행과 같은 일들을 지내고 나면 ,

지금에서는 공연과 같은 일들을 지내고 나면 . 


어떤 선율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기도 하고 ,

선율이라고 하는 느낌이 무르익을 때까지 오히려

기다리는 중이기도 하다. 


지내는 일들이 내게는 중요하다. 

지내는 것은 내가 '있는' 것이고, 

'있었던' 것이고, '있었던 기억'을 다시 '기억'하는 일이고, 

그 '기억'에 이름표를 붙여두는 일이기 때문에. 


다시 말하면 

나는 순간보다 순간이었던 기억을 선호하는 편이라 하겠다. 


느낌만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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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나 또한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밤을 위한 것이었다. 오래전부터, 

하지만 밤을 지새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 거야. 


불빛, 우리는 사람의 눈빛보다는 불빛을 향한다. 

전기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나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너무나 빛나는 것을 두고 우리는 말을 잃고 말았지, 


불빛에 모여드는 하루살이처럼

서로를 잘 모르고 불빛에 모여들어 

무관심하게 있을 수 있는 관계들. 


침묵속에 앉아 결코 씌여진 적이 없는 노래를 

별들의 시간 앞에 마땅히 부를 노래가 떠오르지 않아

엄마의 자장가는 별들도 재운다지

그러나 사라지지 않은 별빛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하늘 속 어딘가에 묻혀


날마다 나누는 작은 말들 속에서

입을 닫고 비밀을 지키려는 영혼

별들은 오래된 불로 반짝이고 있고

더 최근의 불은 꺼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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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을 발매하고 한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앨범을 냈는지도 모르게 일상을 전전하면서 살고는 있지만 무언가 하나씩 해나간다는 느낌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천천히 걸어가고픈 마음으로 지내고 있는 까닭에 그나마 다행입니다. 제주에서 첫번째 공연을 마치고, 작업실에서의 첫번째 콘서트도 잘 마쳤습니다. 이제 곳곳의 공연장에서 저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이들을 만날 차례입니다. 


'첫' 앨범이기 때문에 '첫' 공연다운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앨범을 제작하면서 이런 저런 시도를 했던 까닭에 공연에 실제로 올릴 때 저 또한 기대가 됩니다,  

앨범 사운드로 만날 기회는 아마 이번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_연주자들의 여건이 넉넉치 않아서죠, 

그 희소가치로 만나길 기대합니다. 


첫째날과 둘째날로 나누어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6월 26일 공연은 폼텍웍스홀에서 저녁 8시에 열립니다. 한마디로 '서정적인 금요일 밤'을 그려보겠노라 준비중입니다. 

곧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싱어송 라이터 오은영(날자오뇽)님이 게스트로 함께 해주시고, 밴드 로켓트리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이혜준님이 세션으로 함께 섭니다. 그 외 순이네 담벼락 멤버인 최동일군과 천승윤군이 드럼과 베이스를, 작업실 동료인 최새롬, 홍석현군이 각각 피아노와 기타세션으로 밴드구성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독주회 준비로 한창 바쁜 조영은님의 바이올린으로 저와 호흡을 맞춰 서정적인 밤을 수놓을 생각이에요. 

6월 27일 공연은 잭비님블에서 저녁 8시에, 앞선 밴드구성에 현악 4중주(Violin 조영은, 이수연 / Viola 조윤주 / Cello 서성은)를 더했습니다. 앨범 사운드를 그대로 들려드릴 예정이에요. 폼텍웍스홀 보다는 좀 더 밝은 이미지의 공연장이라 곡 선정에서부터 편곡에까지 따뜻하고 유쾌한 기운을 불어넣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년 미니앨범을 내고 꾸준한 활동_무려 72회의 공연이력_을 이어온 Seine이 게스트로 함께 합니다. 제가 프로듀싱한 앨범 [woods]의 밴드 사운드를_사실 이것도 희소가치가 있는 무대랍니다_들어볼 수 있는 기회에요. 


양일 다 놓쳐서는 안될 공연이지만, 또한 다른 구성의 공연인지라 어떤 것을 추천해야 하는지도 어렵습니다만, 

잊지못할 순간으로 만들고자 이런 저런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다시한번 이번은 이번의 희소가치로 만납시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의 의미를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의 까닭입니다. 







윤제 정규1집 발매기념 쇼케이스

 

폼텍웍스홀: http://ticket.auction.co.kr/Home/Perf/PerfDetailInfo.aspx?IdPerf=27265

 

시간안내

6 26() 오후8

 

 

잭비님블: http://ticket.auction.co.kr/Home/Perf/PerfDetailInfo.aspx?IdPerf=27262

 

시간안내

6 27() 오후8

 

 

알림니다

* 오픈일시 : 6 5() 오후2
- 
주 최 : Morock

- 티 켓 : 예매 25000 / 현매 30000 
- 문 의 : 옥션티켓 1566-1369 / 지마켓 1566-5702
* 본 공연은 비지정석으로 선착순입장입니다.

 

티켓수령: 현장수령만 가능합니다

 





게스트 소개




싱어송라이터 오은영


[ Album ]

 

2012.9.24 single "AM:8"

2012.12.11 live album 오프더 레코드길에서 음악을 만나다"

2013.5.2 single “, 사랑은

2014.2.13 single "Roller coaster rhythm"

2014.7.2 single "찰나"

 

[ perfomance ]

 

2011 춘천 KBS FM라디오 음악여행

2011.10.2-6 광화문 korean in motion festival

2013.4.20 9와 숫자들 봄꽃제전

2013 8.2 부산국제록페스티벌 프린지페스티벌

2013.11.1 춘천 한림대학교 일송 아트홀 생명사랑 희망콘서트

2013.12.3 계원예술대학 우경예술관 세계로 가는 기차 희망콘서트

2014.6.28 대구 문화기획단 스탠딩 피플 강연 '청춘더하기'

2014.8.2 YWCA ‘핵발전소 반대 캠페인

2014.7.19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2014.10.9-12 ‘정선아리랑제 거리의 악사

2014.11.6 YBM '중소기업 바로알기 토크콘서트'

2014.12.18 사단법인 '해피엘' 지역소외계층을 위한 '후원의밤'

 

2015.4.16 월드컬쳐오픈코리아 '사람을 사랑한 예술가 서로다른 언어로 이야기 하다' 토크콘서트

2015.5.24 2015 서울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이제는 어린 아이들 조차도 다 뻔히 알고 있는 이 유명하고도 현학적인 말이 그 어떤 새로운 발견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수 있을지를 가끔 고민해본다. 이제 이 유명한 철학적 명제는 닳고 닳아 우리의 삶속에서 저 밑바닥에 숨겨진 화석처럼, 혹은 매일 걷는 거리에 덩그러니 걸려서 미처 눈치 채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는 쇼윈도 위 간판처럼 느껴진다.

 

뮤지션 오은영을 처음 알았던 것은 몇 해되지 않았지만, 그녀에 대한 첫인상은 너무도 분명했다. 솔직하고, 꾸밈없고, 뭔가 모르게 신뢰가가는 친구였다. 그것은 아마도 그녀가 근본적으로 맑은 생각과 마음가짐을 갖고 있음을 내가 읽어 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노래도 역시나 그녀를 닮았었다. 그래서 그녀의 노래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오은영 자신이라고 대답했던 것이 기억난다. 아마도 더 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스스로에 대한 음악적 믿음을 얘기하는 듯 해보였다. 그녀는 자신이 경험하고 느끼고 있는 매순간의 소소한 감정들을 채집하여 마음속 유리병 안에 담아두고는 그 유리병안의 세상을 우리에게 음악으로서 전달하고자 한다. 어쩌면 그 유리병 안에 담겨있는 세상 역시 일반적인 시선에선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왔던 세상의 모습으로부터 많이 다르지는 않을 수 있지만, 그녀의 노래가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에 대한 단순한 재현이라고만 말할 수 없는 것은, 그녀가 우리에게 뮤지션으로서 노래만을 부르는 이가 아닌, 자신의 일기로서 고백을 하고 있는 우리들 중 누군가의 모습으로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고백이란 실로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언제나 지나쳐 왔던 평범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게 한다. 그리고 그 평범한 것들에 의미가 부여 되었을 때, 언제고 아무런 감흥 없이 지나쳐 왔던 거리의 모습은 비로써 우리에게 살아있는 거리가 된다. 김춘수의 <>에서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다가와 꽃이 되었다.” 어쩌면 우리가 음악이라는 예술 장르에서 가장 밑바탕에 기대하고 있는 것은 능숙한 연주 실력이나 혁신적인 곡 구성능력 이전에 우리의 삶이 위로받을 수 있는 작은 울림, 섬세한 감동일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언제나 우리는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똑같은 것을 보고 매일 같은 감정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우리는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두 눈 안에 들어오는 세상이 살아있다는 것조차도 잊은 채 살아간다. 그것이 과연 우리가 살아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일까? 나는 생각하고 그러므로 존재한다고 하지만 그 이전에 무엇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인지가 그 이후의 생각하고 존재하는 과정들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이 되게 한다. 그렇기에 오은영과 같은 뮤지션의 음악에 담긴 진심은 우리에게 예술만이 가질 수 있는 그 특별한 가치에 있어서도 귀한 것일 것이다.

 


 글 작가 남 정우





싱어송라이터 Seine

프로필 

귀기울이게 되는 이야기를 찬찬히 담아 섬세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2013년 홍대 등지에서 공연 시작

2013년 8월 선유도 전신마취 페스티벌 참여

2014년 여름 첫 미니앨범 'Woods' 발매

2014년 9월 앨범 발매 단독 공연

2014년 11월 경남투어

2015년 3월 통영프린지페스티벌 참여


기타교습을 통해 만났다가 그녀가 가지고 온 노래들, 그러니까 나중에 미니앨범에 들어갈 노래를 듣고서 좋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추운 겨울날 그녀의 입에서 나온 "제 앨범의 프로듀싱을 부탁해도 될까요?"라는 말에 흔쾌히 그러자고 했던 그 때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내가 아는 몇 안되는 작가주의 뮤지션이자 훌륭한 디자이너다. 돈이 안되는 일을 주구장창 받아들고서는 기분좋은 짜증(?)을 부리는 모습이 또 어떤 노래로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게 될까 기대가 되는 사람이다. 마음이 맑으면 심상도 맑고, 심상이 맑으면 글 또한 맑다. 글이 맑고 끊김이 없다면 노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처음엔 그녀의 노래만 들었지만 지금은 뮤지션 동료이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갑내기 친구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산다. 그 무엇이 더 좋은지는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맑은 이야기를 들어보면 안다. 좋은 노래를 쓰고 부르는 것만으로 충분히 유익한 사람이다.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이다. 


Seine의 미니앨범 [Woods]를 제작했던 작년 봄에서 여름은 내게 좋은 순간들이었다. 부지런하게 스마트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고, 한가지의 숙제를 두고 여러가지로 해석해오는 자세도 좋았다. 무엇보다 어제의 모습과 오늘의 모습이 한결같아서 흔히 감정의 기복이 많은 다른 뮤지션과는 달라서 좋았다. 그것은 물론, 그녀의 노력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좋았다는 말이다. 그녀는 지금도 계속해서 노래를 쓰고 있다. 나와 비슷하게 노래라는 근본을 파고들면서 말이다. 기타코드 몇개로 설명할 수 없는 노래를 만들고 있으면서도 늘 자기가 부족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그녀의 마음속이 좋아서 나 또한 그녀와 계속 일을 해나가길 바라고 있다. 우리는 좋은 사이로 서로 다른 길을 걷지만 나란히 걸어가는 상상을 한다. 그랬으면 좋겠다. 


글 yun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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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동안 


이 말에 멜로디를 붙여놓았더니 스케치북이 되었다. 

좋아하는 인트로, 앞 소절의 멜로디의 스케치북이란 노래를 이번에 함께 불렀다. 

오래된 노래인데도, 생소한 노래인데도 귀에 박히는 멜로디란 있다. 

귀에 박히는 멜로디란, 그러니까 좋은 멜로디를 구분하는 방법은 쉽다.

무반주로 불러보라, 단어의 흐름을 머리속에 그려보는 것이 쉽다면 그것이 좋은 멜로디다 .

혹 가사를 뒤로하고 그 멜로디를 '나' 혹은 '라'로 불러보라_나나나나, 라라라라~ 이렇게. 



 


태오씨를 만나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시간만 지난 것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에 함께 해보는 중이다. 

때때로 생각하기를, 나 어릴 적에 내게 기타를 가르쳐준 형의 제안이 무척 고마웠었다. 

그 '제안'을 나 또한 하고 있는 것이고, 그 '제안'이 무언가 자극_원동력이 되길 바란다. 



<스케치북_태오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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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 앞서_


진실을 밝혀야 할까, 진심을 이야기해야할까, 현재의 기분을 풀어놓아야할까. 

침묵할까, 노래할까, 웃을까. 





제주도 애월읍 유수암리 1402-1





우진이 형과 약속한 데로, 1집 앨범을 내게 되면 꼭 이 곳에서 첫 공연을 하리라. 

앨범은 5월로 미루어졌고, 앨범을 도와준 연주자들과 그 식구들과 내 식구들과 함께. 

설렁설렁 놀러들어왔다, 제주. 어쿠스틱홈즈


식구라는 말을 써놓고 보니, 좋은 느낌이다. 식구, 





아내의 사진은 늘 변함없이 기특하고 오목조목하며, 

고마움을 담아낸다. 





생각해보니 2013년 6월 이후로 무대에 선 적이 없다. 

합주도 충분히 했어야 했고_그렇지 못해서_ 리허설을 좀 더 길게 해야했지만. 

제주의 날씨 좋은 어느 날이었기 때문에. 





홈즈는 삽살이. 

누구는 기타를 치고 누구는 핸드폰을 만지며 누구는 피자를 굽는 와중에, 






공연 1시간 전 리허설 때가 가장 재밌어야 한다. 말 그대로 유쾌해야한다. 우리끼리 아주아주 재밌게 놀아야 한다. 

그래야, 나중 공연에 잘 못하더라도 남음이 있다. 그냥,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늘이 색을 바꿔가는 걸 본다. 

가장자리, 하늘선. 

만난다. 밤과 낮이, 

만난다. 너와 나도





seine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2시간동안 노래가 흘렀다. 

이날 따라 내 바지의 무게가 너무 가벼웠다. 





각자로 흩어진 이튿날 

청수 곶자왈





수훈이와 승윤이와 동일이, 새롬씨와 석현이, 욱현이와 현이 

혜임이와 나영이와 가을이. 




그리고 승재씨와 영란씨.

승준이, 모두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아와 옷가지를 정리한다. 


침묵하고, 노래하고, 웃고. 

이 세가지를 흡족하게 이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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