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를 차리는 중에. 어머니가 보내주신 배추김치(생김치) 한통을 보고. 

"요즘 배추를 비롯한 야채와 과일값이 어마어마하게 올랐는데..."

히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랬다. 누구나의 김치가 다 같은 한 맛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머니의 밭에서 자란 배추는 누군가의 방법에 의해 자라기는 했을 지라도. 

그 배추의 속과 맛을 키우기까지는 적당한 볕과 비. 그리고 바람의 수고가 필요했으리라. 

물론 자식들 돌봄같이 어머니의 마음과 손길이 더했다는 것도 말할 필요가 있을까. 

다시한번 그랬다. 

누군가의 일에 끼어들어 혹은 고용되어 자신의 삶을 살다시피 하는 요즈음의 젊고 넉넉한 사람들이. 

과연 땀흘려 번 돈이라고 해도, 농사만 한 것이 있을까. 수고로움이 헛되는 것을 인간이 아닌 자연의 이치로 받아들이는. 

그런 변명을 견딜 수 있울까. 그건 변명이 아니라 오히려 지혜다. 마땅히 순응하고 감사해야 할 이치. 

일의 경중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일의 성격을 두고 생각해 본다면.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농사의 일이 해 아래 새 것을 내어놓는 일이라고 해두자. 원래부터 배추는 있어왔고 새로운 품종을 기대하거나 

창조해내는 것 말고. 온전히 내가 키운 것. 내가 만들어 온 것이 결실이라면. 말이다.


그렇다. 누구나가 가꾸어 만들어 온 것이 새 것이라면. 그것의 맛을 음미해 보자. 

그것이 배추라고 하는 같은 성질의 것이라고 해도. 각각의 맛은 다를 테니까. 

소비자, 즉 대중의 입맛을 고려한 나머지. 어떤 부적합한 것들을 첨가한다던지 하는. 

혹은 어떤 거짓으로 그럴듯 한 내용의 선전을 하여 부추기는 것에 현혹되지 않고. 

순전히 내 입으로. 내 혀로, 내 만족으로 밥상 앞에서 음식의 감사함을 연발하는 그 때. 

그 때의 자식을 생각하며 나의 어머니는 배추를 키우고 김치를 담구었을 것이다. 

내가 만드는 어떤 음악도. 글의 형태도. 노랫말도. 

나의 어머니를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표절이라고 하는 것. 심지어 다른 사람의 생각과 표현을 내 것인마냥 내어놓는것. 

해 아래 새것이 없다고 하나. 모든 노력의 결과가 같은 맛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배추도, 계이름도 이제는 정확하게 정해진 틀이라면. 

그것에 물을 주고  마음을 주는 것이 누구나의 몫이다. 

만드는 이와 마찬가지로 먹고 마시는. 혹 즐기는 그 누구에게도 해당되는 것은. 

입으로는 거짓말을 하여도. 혀는 거짓말을 안한다는 것. 느끼는 그대로. 간직한다는 것.

모두가 자식에게 줄 어머니의 마음으로 나의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놓고. 누군가는. 

누군가의 새로운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동안의 수고로움을 그 혀로 알아내어야 한다. 

간접적인 형태의 의사소통이 많다. 직접. 느끼는 것을 직접 전해야 한다. 

먼저는 직접, 소중하게 가꾸고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배추에서 표절까지. 내용은 대충 이렇다. 밥상 앞에서. 이렇듯.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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