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을 발매하고 한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앨범을 냈는지도 모르게 일상을 전전하면서 살고는 있지만 무언가 하나씩 해나간다는 느낌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천천히 걸어가고픈 마음으로 지내고 있는 까닭에 그나마 다행입니다. 제주에서 첫번째 공연을 마치고, 작업실에서의 첫번째 콘서트도 잘 마쳤습니다. 이제 곳곳의 공연장에서 저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이들을 만날 차례입니다.
'첫' 앨범이기 때문에 '첫' 공연다운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앨범을 제작하면서 이런 저런 시도를 했던 까닭에 공연에 실제로 올릴 때 저 또한 기대가 됩니다,
앨범 사운드로 만날 기회는 아마 이번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_연주자들의 여건이 넉넉치 않아서죠,
그 희소가치로 만나길 기대합니다.
첫째날과 둘째날로 나누어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6월 26일 공연은 폼텍웍스홀에서 저녁 8시에 열립니다. 한마디로 '서정적인 금요일 밤'을 그려보겠노라 준비중입니다.
곧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싱어송 라이터 오은영(날자오뇽)님이 게스트로 함께 해주시고, 밴드 로켓트리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이혜준님이 세션으로 함께 섭니다. 그 외 순이네 담벼락 멤버인 최동일군과 천승윤군이 드럼과 베이스를, 작업실 동료인 최새롬, 홍석현군이 각각 피아노와 기타세션으로 밴드구성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독주회 준비로 한창 바쁜 조영은님의 바이올린으로 저와 호흡을 맞춰 서정적인 밤을 수놓을 생각이에요.
6월 27일 공연은 잭비님블에서 저녁 8시에, 앞선 밴드구성에 현악 4중주(Violin 조영은, 이수연 / Viola 조윤주 / Cello 서성은)를 더했습니다. 앨범 사운드를 그대로 들려드릴 예정이에요. 폼텍웍스홀 보다는 좀 더 밝은 이미지의 공연장이라 곡 선정에서부터 편곡에까지 따뜻하고 유쾌한 기운을 불어넣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년 미니앨범을 내고 꾸준한 활동_무려 72회의 공연이력_을 이어온 Seine이 게스트로 함께 합니다. 제가 프로듀싱한 앨범 [woods]의 밴드 사운드를_사실 이것도 희소가치가 있는 무대랍니다_들어볼 수 있는 기회에요.
양일 다 놓쳐서는 안될 공연이지만, 또한 다른 구성의 공연인지라 어떤 것을 추천해야 하는지도 어렵습니다만,
잊지못할 순간으로 만들고자 이런 저런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다시한번 이번은 이번의 희소가치로 만납시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의 의미를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의 까닭입니다.
기타교습을 통해 만났다가 그녀가 가지고 온 노래들, 그러니까 나중에 미니앨범에 들어갈 노래를 듣고서 좋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추운 겨울날 그녀의 입에서 나온 "제 앨범의 프로듀싱을 부탁해도 될까요?"라는 말에 흔쾌히 그러자고 했던 그 때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내가 아는 몇 안되는 작가주의 뮤지션이자 훌륭한 디자이너다. 돈이 안되는 일을 주구장창 받아들고서는 기분좋은 짜증(?)을 부리는 모습이 또 어떤 노래로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게 될까 기대가 되는 사람이다. 마음이 맑으면 심상도 맑고, 심상이 맑으면 글 또한 맑다. 글이 맑고 끊김이 없다면 노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처음엔 그녀의 노래만 들었지만 지금은 뮤지션 동료이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갑내기 친구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산다. 그 무엇이 더 좋은지는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맑은 이야기를 들어보면 안다. 좋은 노래를 쓰고 부르는 것만으로 충분히 유익한 사람이다.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이다.
Seine의 미니앨범 [Woods]를 제작했던 작년 봄에서 여름은 내게 좋은 순간들이었다. 부지런하게 스마트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고, 한가지의 숙제를 두고 여러가지로 해석해오는 자세도 좋았다. 무엇보다 어제의 모습과 오늘의 모습이 한결같아서 흔히 감정의 기복이 많은 다른 뮤지션과는 달라서 좋았다. 그것은 물론, 그녀의 노력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좋았다는 말이다. 그녀는 지금도 계속해서 노래를 쓰고 있다. 나와 비슷하게 노래라는 근본을 파고들면서 말이다. 기타코드 몇개로 설명할 수 없는 노래를 만들고 있으면서도 늘 자기가 부족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그녀의 마음속이 좋아서 나 또한 그녀와 계속 일을 해나가길 바라고 있다. 우리는 좋은 사이로 서로 다른 길을 걷지만 나란히 걸어가는 상상을 한다. 그랬으면 좋겠다.
글 yun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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