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배우러 오는 이들에게. 

처음으로 부탁하는 것은 이거다, 


'목표설정'


그런 류(?)의 질문을 하게 되면 대개는 알아듣고, 

그 중에 대개는 "이 노래를 이렇게 치고 싶어요," 라고, 대답한다. 

물론,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질문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맞다, 절대 그렇게 될 수는 없다. 대신에, 

당신이 만족할 만큼은 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사람마다 생김이 다르고 생김이 달라서일까, 취향도 다르다. 그러나, 

욕심은 취향을 가리지 않는다. 잘 하고 싶어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이유가 된다.  

이제까지 본 것과 느낀 것에 과도한 욕심으로 기타를 가져온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 중 대개는 그 욕심으로 인해 파경을 맞게 되지만, 

욕심이 인내를 낳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 그래서, 

목표설정은 조금 더 구체적인 것으로 한다. 


이른 바, 노래방 18번.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것으로 한다. 

가장 맛있어 보이는 꼭대기의 사과를 따기 보다는

일단 눈 앞의 사과를 따서 맛을 보기로 한다, 

그런 후에 차근 차근 저 멀리 있는 사과를 향해 조심스레 나무를 오르는 것이 방법. 


가사를 알고 노래의 흐름을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코드보랴, 내 손가락 보랴, 가사보랴,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그 중에 몇 가지를 내 몸과 머리가 기억하고 있다면 새롭게 배우는 것들에 있어 

좀 더 집중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요점이다. 


열 명중에 여덟명은 목표가 바뀐다, 스스로 제안을 한다. 그렇다, 

남들이 연주하는 것만 보고 욕심만 앞선 나머지 과한 목표를 설정한 탓도 있겠고, 

배우는 중간중간에 새로운 것들,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들, 

오히려 자신감을 찾게 해주는 것들이 생겨나면 그들은 대개 목표를 바꾼다.

나는 그것을 계속해서 받아들인다, 나 또한 그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찾을 것을 권하고 있다. 


실제로 설정한 목표를 이루는 이는 본 적이 없다. 

계속해서 목표를 바꾸는 짓(?)만 되풀이하고 있다. 

나는 그것이 배움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배운다는 것은 지식과 정보의 전달을 기본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아가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계를 느끼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 서툰 모습을 인정해야 배울 수 있다고 본다. 


재능이 있고 없고를 떠나, 즐거운. 즐거운 시간이 되어야 할 텐데 과한 욕심으로 

가졌던 흥미마저 잃어버리고 마는 이들을 보면 안타깝다.

어떤 목표설정이든 하는 게 좋다, 그리고 그것이 점점 구체적으로 변하여 가는 것이 좋다. 

목표를 계속해서 바꿔나간다는 것은 일단, 제 목표를 제대로 세워나가는 과정이다. 

목표를 계속애서 바꿔나가는 것은 그 와중에, 이뤄나가고 있다는 반증으로 봐도 된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다. 

어느 틈엔가

나 또한 매일매일 목표가 달리 변하고 있다. 


나 또한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고 싶지 않은 이유에서. 

다른 처지의 사람들에게 같은 처지의 말만 되풀이하는 잘못을 하지 않게, 

먼저 판단하지 않고, 함께 연주해가며 그 사람들을 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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