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김광진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제로 다 남겨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 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혹시나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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