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배운 기타, 


 당연히 내게도 처음은 있었다. 세살 많은 고등학생 형이 오른쪽 어깨에 비스듬히 메고 온 붉은색 기타에서 흘러나온 <날아라 병아리>가 시작이었다. 평일 오후의 빛이 감돌던 예배당 창가, 긴 의자 오른쪽 구석에서 형과 나눈 수 많은 이야기들. 좋은 기타보다 멋진 연주보다 소리 하나하나에 신기해하고 감격해하던 그 때 그 시절이 내게도 분명 있었다. 테이프에서 나오는 소리를 재현하는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었다. 20년이 조금 넘은 이야기지만 아직도 생생한 그 때의 기분을 떠올리며 교습생에게 나의 기억을 내밀었다.  


 넥스트의 김세황이 연주하는 <날아라 병아리>의 기타리프는 쉬운 수준의 연결이 아니다. 코드의 어려움보다 코드와 코드를 잇는 '음'의 매끄러운 연주가 어렵다는 말이다. 코드톤으로 치는 연주가 아닌 즉, 스트로크로 하는 연주가 아니기 때문에 음의 길이를 지속시키는 것부터 코드를 바꾸는 지점의 속도와 왼손가락의 경제적 움직임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핑거스타일 연주의 경우, 코드는 '잡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잡으면서' 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보통 근음(Root)부터 연주가 시작되기 때문에 근음을 제외한 다른 3번 2번 1번줄은 첫박에 꼭 짚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코드를 연결할 때 앞 코드의 마지막 음과 뒷 코드의 첫번째 음(근음)을 끊김없이 튕겨야 잘 한 연주가 된다. 


"저는 신해철의 팬입니다." 


 그런 연결고리로 만난 두 사람이다. 순한씨와 경원씨는 내 나이또래의 친구이자 성실한 가장들이기도 하다. 새끼손가락이 부상중인 경원씨의 연주가 매끄럽지만은 않아서 순한씨가 G운지로 기타 화음을 넣었다. 코드는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 관계로 생략하고, 최대한 원곡에 충실하게 연주해보았다. 휘파람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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