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샀다. 이름은 '기타홍'

제품명은  Alhambra Classic 7P

이제 이 녀석과 녹음실에서 뒹굴어야 한다. 잘 부탁해, 


다음 날 아침 새벽처럼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며 교습소 전단지를 붙였다. 

바람에 온기가 담겨 귀밑을 스치고, 

각자의 지붕 모서리에서 물방울이 떨어졌다. 

봄, 봄. 하니까 봄이 오나보다. 

놓치지 말아야지 하면서 기타에 봄을 넣어봤다.



작사/곡 yunje


어딘가로부터 아주 먼 곳을 향해 

조금씩 전진하는 달팽이처럼

꿈틀대다가 벌떡 일어서서 

불쑥 찾아온 손님처럼 그래,


오늘도 지붕에서 떨어지는 

반가운 물방울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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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살았을 적에. 


봄, 그것은 당연하게 와야 하는 것.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미 발등에 내려앉았던 것들. 


머리가 자라 북쪽으로 북쪽으로. 

생각지도 않았던 추위와 싸우고, 

찬 바람 막으려 쌓은 벽은 점점 높아져

그 누구에게 보이거나 볼 수 없게 되었다.  


봄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하는 

신음소리를 여러차례 듣는다. 

오늘도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시대의 봄을 그리며

사계의 봄도 그려본다.




1. 다음에 우리

2. 고스트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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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굴러가는 것을 보며 함께 깔깔거리면 웃던 우리는,

어느 새 아이의 웃음에 힘겨움을 내려놓는 시절을 맞이했구나.

펄펄 내리는 눈에 첫사랑을 보내고 쉼없이 내달리며 눈물을 훔쳐내던 우리는,

언제부턴가 상처를 감추고 입술을 앙 다무는. 참아내는 사람이 되었구나.

 

힘들다는 너의 말에 나는 사진을 꺼낸다.

그 속에 우리가 반짝 반짝 빛이 난다.

좔좔 윤기가 흐른다.

 

지나고 나면 이 시절도 아쉽고 그리운.

그토록 빛이 나던 청춘이지 않겠느냐.

우리는 지금을 신나게 흥얼거리며

덩실거리며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썼다.

내 친구는 그의 친구에게 이렇게 속마음을 썼다.

그녀의 블로그를 보다가,

2012년 6월에 원제 '현의 노래'로 악보에 썼다.

 

음악보다 글에 쉽게 동요하는 나로서는

글보다 말에 쉽게 동요하는 나로서는

말보다 사람에 쉽게 동요하는 나로서는

음악으로부터 한참 멀리 떨어져 나왔다.

하지만 나는 이 곳에 있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어딘가로부터 더딘것들이 꾸준히 오는 듯한 느낌.

그것이 봄이다. 막상 닥치면 평온한 온도에 맞춰져 잊어버릴 듯한.

우리에게 언제나처럼 봄은 오지만 봄을 간직하기에 우리의 마음은 얼어붙었다.

노래 따위가 글 따위가 언 마음을 녹여주랴.

가깝게 다가가 아주 먼 미래에 대해서라도 속삭이듯 말하고 위로하자.

빛이 난 청춘에 대해서 회고하고 마음 편히 등을 기대자.

 

어제 꿈에 친구가 나왔다.

불현듯 친구가 보고 싶어 나도,

전화기를 들었다.

 

사랑했던 그 시절을 얘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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