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각자 1곡씩 만들어보았다. 자작곡 이라는 얘기, 


오래전부터 함께 곡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 2인, 은혜씨와 정선양. 

함께 팀을 이뤄 공동작품을 만들 때도 있었으나 이번에는 각자의 취향대로 해보았다. 


첫번째, 

은혜씨의 <오늘의 날씨>


작사는 늘 은혜씨의 몫. 회사에서 겪은 '좋지 않은 일'에 대해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노래로 불러봤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잘못했다고 말하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하는 것들에 대해 썼다. 

하늘에선 비라도 내려 꾹꾹 참았던 눈물을 감춰주었지만 마음은 감추지 못했던, 아니 들킨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수업 전에 간단한 먹거리와 함께 갖는 이야기의 시간, 대개 회사의 상사에 대한 것이거나 동료와의 관계에 대한 것이지만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닌 그저 듣고 나누는 이야기들이 모여 노래가 되었다. 


제시한 패턴은 C운지에서 C2 - A9 - Em7 - Dm7이다. 매끄러운 진행으로 만들기 위해 Am를 A9으로 바꾸어 연주했다. 

곡 멜로디는 Am가 맞지만 연주에서만은 A9으로 하는 것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노래하는 부분에서는 A7sus4로 바꾸어서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게. 

 




오늘의 날씨


작사/ 강은혜

작곡/ 강은혜, yunje


C2                      Asus4            Em7                  Dm7

해 저문지 언젠데 이제 오냐고 오늘은 아빠 대신 비가 나온 마중 

C2                      Asus4            Em7                  Dm7

그냥 걸을까 한번 쯤 마음대로 오늘은 우산 대신 머리 어깨 손등



간주  C2                      A9               Em7                  Dm7


FM7              C2  Dm7             G7sus4 

우울한 건 아닌데 좀 속상한 것 같아

FM7                       C2        Dm7             G7sus4     Fm     G

많은 걸 바란 게 아닌데 그게 왜 그렇게 어려울까


Dm7                Fm7       C/G             D2/F#   

그게 왜 그렇게 어려울까 그게 왜 그렇게 

Dm7                Fm7       C/G             D2/F#   

그게 왜 그렇게 어려울까 그게 왜 그렇게 


간주 D2/F#                Fm6             Em7                  A9    x 2

        C2                      A9               Em7                  Dm7






두번째, 

정선씨의 <훨훨>


대중적인 패턴을 선호하는 경우 일률적인 멜로디 라인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코드의 흐름을 먼저 만들면 이런 단점이 줄곧 발생한다. 

후렴부의 느낌이 아무래도 그것과 같아서 노래의 인트로와 주된 연주에 대해 간단한 코드라인의 반복을 제시하고 자유롭게 멜로디를 만들기를 주문했다. 

제시한 패턴은 G/B - A/C#이다. 이것도 주어진 코드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패턴의 공부와 경험 차원에서 시도해보았다. 


헤어진 경우, 좋은 추억이 남는 경우는 드물다. 좋은 추억이라도 남은 거라면 그것 때문에 더욱 가슴아픈 지금,

잡고 싶어진 그 날의 기억에서조차 벗어나는 일이 시급하다고 썼다. 실제 마음보다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주제는 이것이다. 

너를 미워하기보다 너와 함께 한 시간들을 차례차례 날려보내고 싶은 마음, 바램. 





훨훨


작사/ 김정선

작곡/ 김정선, yunje


G/B                 A/C#   G/B                 A/C#

집에 가는 길 내 눈은 한번씩 그 곳에 멈춰 서

G/B                     A/C#              G/B                A/C#

아파트 옆 벤치 우리 앉았었던 그 자리


G/B             A/C#       G/B            A/C#

너는 없지만 내 시간은 계속 너로 흘러

G/B                    A/C#             G/B                 A/C#

나는 나답게 놓는 방법을 모르겠어


G/B          A/C#

아직도 난 기다리네

아직도 난 기다리네

아직도 난 


D       A/C#   Bm             Bm7/A     

훨훨 훨훨 난 자유롭게 날아가

G                 F#m7        Em7       E/G#    A7sus4

너에게 머물렀던 나의 그 시간들 떠나간다

Bm    F#m7   G A           F#m7  B9

훨훨 훨훨 그리움 두고 간다

G            Gm6/A       G/B     A/C#

사랑한 마음 기억들까지






애초에 '그것'을 하려고 했었다. 

'그것'은 생각을 해보는 것이고 남겨보는 일이었다. 

하루를, 매일을 기타와 같은 손악기로 낑낑대며 굳은살을 만들어가는 것이 

결국에_그것은 자연스레 이루어질 일이다_그것을 목표로 임한다는 것이 

내게는 그리고 네게는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될 것 같았다. 


그리하여 교습생 몇과 함께 노래를 만들어보게 되었다. 

내게 가장 유익했던 것은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었고, 

그들에게는 '남음'이 있다는 것일 터. 그렇게 중요한 몇 가지 과정을 같이 보냈다. 


"노래를 만들 때에 곡을 먼저 써요, 아니면 가사를 먼저 써요?"


이런 질문이다. 뭘 해야하는 지를 먼저 알아야 하겠으니 그렇게 물어볼 수 밖에.  

배가 고파야 먹는 것이고 게다가 무얼 먹고 싶은 게 있어야 할 것이고, 

막연히 음식이 있다고 먹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듯, 

곡과 가사, 그것보다 더 앞선 것은 무얼 생각하고 있는 지가 될 것이다. 

그것을 쉽게 말하면 '이미지'라는 것인데, 

어떤 마음으로 그것을 말하고 싶은 지가 드러나야 시작의 걸음을 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물었다. 아니, 제시했다고 하는 게 맞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요?" 

"아니면 기억에 남는 사람이라도,"


"네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물이 있나요?"


등등의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이 상대방의 마음을 자극하게 된다면. 하고 생각했다. 





글 하나는 목소리, 글 하나는 기억에 남는 사람으로 글짓기를 시작해보았다. 

어떻게든 노래만 뚝딱, 하고 나오면 되는 것이 아닌 거다. 권유하는 바는 노래가 나오기까지 생각의 과정이다. 

오늘 아침에 무얼 먹었는지조차 기억하지 않는 존재들에게 물론 나에게도 기억의 과정이야말로. 


이제 갓 기타를 칠 수 있게 된 그들에게 마음을 써오라고 한 결과물이 저것이다. 

구체적인 사실들과 구차한 마음을 일일히 적어오게 하고 그 종잇장에 내가 생각한 것들도 덧붙였다. 

어떤 패턴을 예로 들어 연주를 한다. 글을 몇 번이고 읽어보고 생각해보고 이미지를 떠올린 후에, 

그렇게 종이에 쓰인 글자에다 리듬과 멜로디를 넣어서 입으로 가져온다. 입술에 익을 때까지, 


처음엔 그렇게 시작을 한다. 원작자인 교습생의 상태를 묻고 또 물어본다. 

"이렇게 불러볼 수 있어요?" "듣기에 어때요?" 라던지 하는 질문을 수차례. 

그렇게 하나씩 노랫말로 만들어간다. 후렴을 먼저 만들어도 되고 시작부분부터 순차적으로 해도 된다. 

다만 한가지의 마음으로 부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일단) 자전거

작자 김정선


맨 처음 자전거를 타던 날 페달을 굴리지 못해 넘어지고 또 넘어지던 날

너무 힘들어 내게 소리질러도 봤지만 등 뒤에 바람은 나를 향해 불어주었네

자전거를 가르쳐준 사람은 평생 잊을 수 없대 잊을수가 없는 그 얼굴

답답하고 우울하고 나는 왜 못할까 근심에 쌓여 있을 때 포기하지 않고 나를 가만히 밀어주던 너


녹록치 않은 하루를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내 기분도 흘려보내고 하늘을 바라보네


달 빨간 자전거 그리고 바람

달 빨간 자전거 그리고 바람

달 빨간 자전거 그리고 바람

달 빨간 자전거 그리고 바람


또 좋아하는 노래 보고 싶은 얼굴 떠올려 보며 달려가네 



(일단) 나의 테

작자 강은혜


나무의 나이테는 단단한 줄기에 생겨나고

아이들의 나이테는 세월 묻은 벽지에 새겨지고

엄마의 나이테는 노을 같은 이마에 번져가고

나의 나이테는 홀짝이는 라떼 한 모금마다


스무살이 되면 난 다 큰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서른이 되면 번듯한 사람이 되는 줄 알았는데 

어른은 서른은 시간에 쓸려와 목구멍이 아프도록

삼켜내야 하는 것을 그 시절엔 내가 알지 못했다


한 모금 마다 마른 거품 자국

컵 바닥에 가라앉은 꿈을 쳐다본다

꿈을 찾아간다



(일단)은 이렇게 쓰고 불러보기를 계속하고 있다. 

입술에 익숙해질 무렵 기록의 형태로 남겨볼 여지가 있게끔. 

비교적 잘 써주었고 잘 따라주었고 잘 불러주었다. 

한 곡을 시작으로 많은 기록들이 내가 아닌 그들로부터 나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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