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을 바라고, 감회가 새롭다거나 그렇지는 않겠지 생각했다. 

1년 이라는 시간을 두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해결해야지 했기 때문이었다. 

2013년 봄을 시작으로 그렇게 해보자, 했던 일이 지금에서야 마무리가 되가고 있는 것이. 

어찌보면 참 다행이다 생각도 드는 아침이다. 그것은 조급한 내 성격에 비해 일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었지 싶어서, 


무작정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이 '일'이 되가고 있는 시점에서. 

줄곧 원래 내가 하고싶어 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었는데 되묻기도 했고, 

스스럼없이 세월을 보내는 것에 이보다 좋은 일이 이보다 내게 어울리는 일이 있을까 생각했던 탓이었지 싶다. 

그렇게 일곱개의 방_왜 일곱개였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음에도_을 지어가고 꾸며가며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 동안 말이다, 


11월 접어들 무렵에 어머니가 보내주신 반찬과 나눠먹는 아내를 번갈아 보면서, 

엄마가 늘 하던 말을 아내에게도 건넸다. 

"있는 반찬에만 먹어도 훌륭한데, 뭐 매일을 먹겠다는 의지로만 사는지..."

그렇다고 엄마가 음식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엄마가 차려주신 밥상을 대한 적은 많아도 

엄마와 밥상을 마주한 적은 손에 꼽는다. 

그럴 때마다 같이 먹으면 더 맛있을 텐데, 하고 생각하는 것이

저게 더 편한가보지, 하고 생각하는 것으로 옮아갔다. 

집을 떠나 7년을 서울살이를 하면서 혼자 밥먹는 습관에 무던해졌다. 

차리기도 치우기도 귀찮아 밥통을 열고 숟가락을 들이미는 경우도, 

반찬을 옮겨담기 보다 큰 김치통 하나를 통째로 열고 젓가락을 쑤시는 경우도, 

보통은 집 앞 가게에서 핸드폰과 벗하며 밥을 먹는 게 여러날이다. 


엊그제 부모님과 남동생이 친지 결혼식이 있어 서울을 방문했다. 

아내의 정성으로 우리 다섯식구가 처음. 서로. 함께. 밥을 먹는 아침이, 

나는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엄마가 기도를 하는 중에, 나는 실눈을 뜨고

둘러앉은 다섯을 보는 것이 어쩜 그렇게 벅차오르던지 하마터면 눈물을 쏟을 뻔 했다. 

음식맛이야 둘째치고 냠냠쩝쩝, 오손도손, 하는 소리가 그 어떤 음악보다 훌륭했으니. 


노래엔 어떤 재료가 들어가야 할지, 어떤 양념을 쳐야할 지. 


그보다, 


누구랑 먹을 건지, 나눠먹을 건지. 

그것이 노래의 제목이다. 


또한 그것이 내 삶의 제목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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