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작업은 이제 마쳤고, 편곡_스트링 선율을 짜는 것과 악기를 배치하는 것, 리듬의 재구성_작업이 남았지만. 

그 동안 틈틈히 작업해서 발매한 싱글(일곱번째 방 프로젝트)은 딱히 다시 녹음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어쿠스틱 악기를 제외한 가상악기들만 다시 '싱싱한' 악기로 녹음을 하기로 했다. 


기억은 완전하지 못하여 녹음할 당시를 생생하게 남겨두고자 하는 것이 이 일지의 의의이며, 

혹여 다른 뮤지션들과 서로 나눌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 하여 남기는 것도 있다. 

수록곡의 넘버를 구성하는 일은 아마도 마스터링이 끝난 이후가 되겠지마는 첫 곡과 마지막 곡을 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Yunje 정규 1집 <지금까지 지내온 것>


앨범제작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작비용의 구체적인 명시, 라고 아내가 말했다. 

아, 그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생각' 혹은 '물음' 이었다. 

이것을 제작해서 결국에 남긴다고 하는 것이 나에게 우리에게 어떤 것이 좋을까, 였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우리(제작에 참여한 모든 분들)가 하자는 대로. 

무엇을 어떻게 할까, 조언을 구하기 전에 

나는 왜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누리고 싶은 것은 무언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결국에, 방법의 문제를 고민하는 것보다 의미를 알고 의의를 두고 의지를 발해야 

쉬운 일일지라도 값진 것이 된다, 고 여겼다.

그 값진 일에 들어갈 돈이 값어치 있으려면, 


값진 일. 

다른 말로 의미 있는 행위, 귀를 즐겁게 하고 눈을 다스리고 마음을 위로하는 일에 의의를 둔다. 

한 사람의 먹고 마시고 나눈 과거의 흔적을 엿듣는 사람의 마음에 또 무엇이 작용하게 될 지 모를 일이지만, 

그것이 과연 나쁜 일이겠는가. 흉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랬던 것을 다시금 꺼내놓는. 

기억을 발견하는 일로 그 생을 다하면 좋겠다. 나의 노래가, 




제작비용의 절감을 위해서 가능한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은 후암동 작업실에서 이루어지지만

드럼과 스트링 등 공간의 수음이 필요한 것들은 녹음실에서 따로 소스만 받기로 했다. 

14년 11월 29일 저녁, 스트링 녹음을 그 첫번째로 하여 앨범의 제작이 시작되었다.

오케스트라를 접해본 적이 없는 나에게 각 악기마다의 음역대와 음색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으나

일단은 악보를 만들고 그저 내 입술에서 나오는 그것들로만 수놓아 나갔다. 

연주자들에게 이런 저런 핀잔(?)을 듣기에 당연한 것이었지만 현재로서는 그게 최선의 방법이었기 때문에. 



<양재동 E-um Sound>  


첫 트랙은 [일각여삼추] 
현악 4중주로 결국 8년만에 머릿속에 구현해 오던 사운드를 실현해보았다. 
나는 그저 좋아서 잘못 연주된 것과 느낌의 강약을 구분하지 못하고 듣고만 있었던 1시간여, 
연주자들의 표정을 보고만 있어도 충분히 음악적이었던 그 시간이 지금도 나는 좋더라. 

두번째 트랙 [집으로 가는 길] 
기존에 발매했던 음원에 스트링을 더 얹어보았다. 후렴부분의 멜로디를 추가하였고 리듬도 조금 더 복잡하게 갔다. 
드럼과 피아노 또한 추가 녹음을 해야하는 상태로 일단 편곡된 부분만 녹음해 보았다. 



<뭐랄까 집처럼 편하고 벽면의 색이 좋았던 녹음실, 앞으로 세번은 더 와야 한다>



세번째 트랙 [고양이, 청]

바이올린의 선율이 예쁘단 칭찬을 들었다. 사실 이것은 청이가 내게 준 선물이나 다름없는,

이것은 바이올린만 녹음해서 다시 믹스만 하면 되겠다 싶은 곡이다. 나름 템포가 있지만 그마저도 읊조린 것이라 

마스터까지 다 하게되면 그 후가 궁금한 곡이다. 



<첼로를 듣다가 눈물이 났다>



네번째 트랙 [외갓집, 동화의 씨앗]

타이틀 곡은 아니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노래는 꼭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첼로를 너무 잘 연주해주셔서 감사하단 인사를 전했다. 

이것 또한 첼로녹음만 마치면 되는 곡. 



4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연주자들은 몇 번만 더 하면 더 좋은 연주가 나올 텐데 하는 아쉬움으로

나를 달랬지만 충분히 좋았다. 좋은 경험이었고 더 배워야 하는 부분이 드러나 부끄러움도, 약간. 

이렇게 첫번째 녹음, 스트링 녹음을 마쳤다. 새롭게 만들어진 노래는 지금 이만큼의 과정보다 더한 

노력으로 선율을 만들고 녹음에 들어가야지, 합주 또한 쉬운 일이 아니므로. 


12월 중순 께, 아니면 내년으로 넘어갈수도 있겠다. 두 번째 녹음,

11월 29일에 담은 오늘의 선율은 여기까지.













'일곱개의 방 Projec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녹음 20150118  (0) 2015.01.22
편곡이란 무엇일까  (0) 2015.01.19
일곱번째 방_ 그 마지막,  (0) 2014.11.10
대회_그 많고 많은  (0) 2014.10.27
여섯번째 방 - Animation  (0) 2014.10.1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