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소개하는 내용의 편지다.
관심사가 다른 이유에서 쉽게 친해지지는 못한 듯.
정원이는 나와는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정원이는 나를 여자애에게 인기가 많다는 이유로
접근을 시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 여자다.
그놈의 여자는 모든 남성들의 관심사이며, 공유점인가.
어쨌든 그렇게 해서라도 정원이와 친한(?)관계형성이 된 것일까.
절대로 내 성격이 좋아서 내게 접근한 것은 아니었을터.
저 편지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제일 밑부분 오른쪽을 차지하고 있는 날짜다.
1992년 7월 11일. 때는 여름, 그리고 여름방학이 다가오는 것.
이외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나치려다 생각이 났다.
7월 11일의 의미는 이것이다. 바로 정원이의 생일 4일전.
내가 유추하는 바로는 정원이는 자신의 생일파티에 가능한
많은 여학생들을 초대해 줄것을 내게 원하지 않았나 싶다.
난, 학급 반장이었고, 앞서 얘기했듯이 여학생으로부터 인기가
많았던 이유에서 말이다. 본인은 급구 아니라고 하겠지만,
2년 전, 난 그 사건에 대한 심증을 굳혔다.
여름 바다로 놀러간 어느날,
정원이는 조개구이를 먹으면서 내게 말했다.
"이런 얘기는 안하려고 했는데, 말야,
너 5학년 네 생일에는 서른 명 넘게 왔었어,
근데, 내 생일엔 고작 열댓명 왔단 말야,
그것도 남자애들만 득실득실... 솔직히, 섭섭했다."
내가 미안해야했다.
그것 말고는 정원이의 마음이 풀리지 않을 듯 했다.
난 막, 미안해하며 있었는데, 수훈이는 옆에서 자지러지게 웃고
또 웃고, 계속해서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자료출처 :광주 서산국민학교 5학년 4반 학급문고 '웃음의 꽃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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