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서 있는 곳과 관객이 서 있는 곳. 
그 사이에는 어떤 장애물도 높고 낮음도 없다. 
단순히 비에 젖음과 젖지 않음의 사이에서.  노래를 했다. 
저 쪽 귀퉁이에서 말다툼을 벌이는 젊은 연인의 목소리보다. 
하늘을 타고 흐르는 빗소리보다. 

더 크고 더 깊게. 








몸이 불편하여 휠체어에 의지해 바로 옆에서 박수치며 들어주신 분들. 
뜻밖의 공연에 멈춰선 가지각색의 우산들 속에서 귀를 빌려주신 분들. 
달랑 두 대의 기타와 퍽퍽한 목소리에도 촉촉한 박수를 아끼지 않으셨으니. 
thanks. 








cafe 집. 대구광역시 중구 삼덕동에 위치. 갤러리존 근처. 

평소 밤 10시에는 손님들로 북적이나. 
그날은 비가 와서 그런지. 한산했다. 
고즈넉한 방. 흘러내리는 불빛. 

(사실. 어여 공연을 끝내고. 밥을 먹고 싶었다. 술을 먹고 싶었다.
 사람들이 오기까지 기다려 달라는 사장님의 권유만 아니었다면. 
 이미. 잔을 채워 목을 축축히 적시었을 것을. )








"무슨 일 하세요. " 라고 묻자. "졸업하고 놉니다." 했던 그냥이 님. 
"두 분 친구 맞으세요" 라고 번번히 묻던 비설 님. 
나이는 생략. 얼굴은 공개. 
앞선 공연부터. 끝까지 자릴 지켜주시고, 
여섯개의 쿠키로 배불리 먹여주신. 두 분. 
오병이어. 

(그래도 사람이 여섯인데 피자 손바닥만한 거 한판에 샐러드 한 접시는 좀 너무했다... )








이건 절실한 배고픔의 샷. 







그 땐. 침묵의 공간. 
그 침묵마저도. 하나의 음악처럼 들렸지. 









순이네 담벼락 기타리스트 김석영 군의 절친. 김경식 군. 
개그맨 김경식을 닮아 김경식인가. 했다. 
사장님은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며 와인 한 병과. 
공연이 끝나갈 무렵. 손님들에게 생딸기가 든 칵테일을 선물했다. 
알콜에 흠뻑적신 딸기를 입에 무는 순간. 전신의 기운이 쫙 빠졌다. 
그런 느낌이 좋아서. 연달아 세개를 꿀꺽 삼켰다. 
술에 취한 건지. 분위기에 취한 건지. 모를 정도로. 
오묘했다. 




























겨울에 다시 찾고 싶을 정도로 고즈넉한 방 하나. 
둘이 오고 가며. 셋이 되고. 그 다음 넷이 되어 한없이 정겨운. 
눈이 마주치면 웃고. 감으면 감은 대로.  공간에서 손을 맞잡고. 
숨소리 하나에도 리듬이 실렸으며. 발가락 까닥이는 소리도. 
모든 것이. 어우러진 풍경속에 실타래 푸는 것처럼. 
이야기 한 묶음. 고이 놓고 오다. 

2010. 7. 16 더웠음에. 시원한 비를 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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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에서 조동익씨가 "인생, 참 어려운 여행이어라..." 하고 읊조렸다.
하고 많은 노래 중에 쌍팔년도 어떤 날의 11월 그 저녁에. 라는 느릿한 노래라. 
그런데 나는 참으로 오늘 같은 날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노래였단 말.  하고 싶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우리 안을 감싼다. 
역시 중부고속도로는 지루했어. 




시야 확보가 조금은 나은 듯 했다. 일반 승용차보다는 조금 높고 사이드 미러도 룸 미러도 확연히 잘 보였다. 새차라서 그런가. 
잠깐 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자면. 우리는 밴드로 움직이는 터라. 악기들을 실을 공간이 필요해서. 과거 카니발 급 SUV를 항상 절실해했는데. 
소울은 뒷좌석을 눕히면 휴대용 피아노 한대와 기타 세대, 그리고 악기에 쓰일 앰프 및 스피커 한 조씩은 너끈히 실을 수 있을 공간활용이 가능했다. 
실제로 이번 공연은 기타 두대와 카메라 가방 그리고 옷가방 세개. 로도 충분했으니 굳이 차 뒷좌석을 눕힐 필요는 없었고. 
결국 밴드인 우리 다섯명과 악기를 실으려면 막내포함 세명은 걸어오던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야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역시. 돈을 벌어야해. 큰 차. 많이 들어가는 차가 필요해. 멋진 차보다는. 




대구도착. 다섯시 삼십분 경. 
2.28공원. 차는 유료주차장에. 
자꾸 무얼 놔두고 오는 바람에. 
차까지 수훈이는 왔다갔다 해야했다.
비는 오고. 커피나 마시자. 




뭔가. 비는 막아주고. 분위기는 그럴싸한 공원 내 한 구석을 찾아냈다. 
좋아서 그러는건지. 비가 와서 그러는건지. 몰라도. 
저건 춤이 아니라. 몸짓이다. (주춤...)
짐꾼 겸 사진사 겸 매니저인 클라우디아 양은. 
쉽게 공연장 자리를 서둘러 신고하고. 
돌아왔다. 진짜 커피나 마시자. 




얼마전에 롤러코스터를 본 기억에 생각난 남자와 여자의 여름 피서 준비법. 
아니나 다를까. 클라우디아는 비오는 아침에 여행용 큰 가방 하나에 비닐을 씌워 왔다.
나와 순이는. 뭐 쇼핑백 두개에 각자의 짐 몇가지만 넣어 실었는지 안실었는지도 사실 몰랐고. 
하늘하늘 거리는 원피스에 분홍색 헤드폰이라. 아마, 저 헤드폰 촬영용인 듯. 소리는 안나왔을 것. 
녹음이 진한 아래의 풍경을 바라보는 클라우디아의 표정이 예사롭다. 좀 웃기기도 했고. 




대구는 너무 더웠다. 정신줄 놓기에 충분하게도. 




튜닝. 
이제 곧 약속의 시간 일곱시. 
초대한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그냥 지나는 사람일지라도. 
듣고 가주길 바래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순이네담벼락이라는. 
노래하는 총각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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