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었지만, 즐겨부르지는 않았다. 시원시원하게 뱉어내는 노래를 불러본 게 너무 오래된 나머지. 

형준이는 이 곡을 좋아한다고 했다, 순이네담벼락 2집에 실린 [고래의 습격]이라는 노래. 


언젠가 아내가 날더러 네가 쓴 가사는 너무 마초적이라고 했었다. 가사내용도 그렇지 않은가, 

'우리의 수많은 다툼 뒤 커다란 고래가 닥쳐온다고 해도 이제는 두번 다시 그 떄로 돌아갈 수 없으니

어떻게든 나를 믿고 살아가줘' 라니. 

지금에서야, 그만한 힘이 다 떨어져버려서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해본다. 


어찌됐든 형준이는 젊은 패기로, 또 그만한 목소리로 훌륭히 불렀다. 

얼마 전 내 공연에서도 이 곡을 불렀다. 그야말로 열창,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목소리처럼 꿋꿋하게 잘 살아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얼마 전 형준이가 담배를 피우며 쑥쓰럽게 웃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어느새 이렇게 어른이 되었네, 군대도 잘 다녀오고. 

마지막 남은 수업시간도 잘 채워보자. 




이런 생각을 했다, 

형준이가 성장하는 동안 나는 무얼 하며 지냈나. 

그저 바라보고 흐뭇해하기엔 나 또한 젊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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