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하나가
기억에 목 마를 때까지 
슬피 운다. 

두고 온 언제 그 밤에 
붙여논 껌딱지 
딱딱하게 굳고 말라 
내 입안에 있던 것. 

즐겁기로 한 두해 
지겹기로 연 이틀 
포괄하는 시간이 
때론 쏜살같이, 때론 더디게 

사이로 난 길은 매력이 있다. 
큰길로 가라하는 아버지 말씀 
나이테가 몸안에 새겨지면
그로부터 침묵이 이어져온다. 

기억에 기억을 본 떠 
기억을 만들고 
사랑을 본 떠 사랑을 만들 수 
있겠냐마는 

내가 본 세상은 
붙여논 껌딱지보다 못하다.
내 입안에 있던 것 
유들유들 혀로 모양을 만들고

두고온 밤 잊혀진 하나가
슬피 울어 잠이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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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인사를 나누려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달이 헤엄치듯 구름위를 지나간다. 

달이 빠른 것인지 구름이 빠른 것인지
궁금해하지 않아도 될 것을 궁금해하고 

과연 

바람의 온도가 참 좋구나. 이밤,

밤이 지나기 전에 남겨야 할 것은
기억, 이것. 

그러다 슬픔이 엎질러졌다.
그리운 이는 항상 있기 마련, 

지치지만 만족스러운 그리움
순수한 것이 가장 오래 남겠지. 
아마도

망각이라는 선물
기억이라는 슬픔이라 했다. 

남겨진 것들에서 나는
슬픔의 향기로 인해

잠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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