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준이를 만난 것은 약 2년 전,
기타를 치고 싶다고 학원엘 찾아왔다.
그러니까 형준이는 중3, 나는 서른 둘이 될 무렵이었나.
여느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겉멋에 겨워 몇 번 퉁기다 관두겠지,
다른 관심사가 생기면 또래 아이들과 함께 우르르 몰려가버리겠지, 생각했다.
1년이 지난 어느 날, 형준이 아버님께서 나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자식이 원하는 일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결국에 음악을 하게 해주고 싶은데.
방법을 알려달라, 아니 그보다 재능이 있느냐, 예술고교 진학은 어떻느냐.
예전 나 대학다닐 때에도 어느 학부모에게 이런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내 의견과 상관없이 스스로 음악을 하겠다고 결정하고 지금,
어느 극단에서 어느 기획사에서 연주자 활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 적이 있었던 터라,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말씀드렸다.
아이가 하고 싶은 걸 응원하신다면서요, 재능보다 꾸준함이 보이면 다행입니다.
어차피 제가 결정할 일은 아니고, 아버님께서도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아이가 언젠가 힘에 겨울 때, 무언가에 부닥칠 때, 그때. 아버님도 저도 그 때 해야할 일들이 생깁니다.
학교숙제는 안중에도 없고 (기타)선생님이 내준 숙제는 밤을 새고서라도 한다니까요,
저도 며칠 몇 달이 지나면 스스로 흥미를 잃을 거라 생각했는데, 꾸준히 즐거운 모습을 보니까.
제 젊었을 적 생각도 나고 지금 돌아보니 결국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가장 부럽습디다.
용돈을 모아 기타를 사고, 요새는 잼베에 맛이 들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연습을 한다니.
나는 그냥 웃어보이고 그렇게 좋으면 이것 저것 다 해보라는 신호(?)를 준다.
나는 연주자들과 가수 등의 뮤지션 지망생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형준이에게도 항상 그 말을 아끼지 않는다.
콘텐츠,
네가 연주하는 노래와 만드는 모든 악상에 내용이 있기를 바란다.
남이 만든 것 남이 연주하는 것 말고 네게 있는 내용,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 사실, 먹고 사는 문제야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니 그 말은 접어두고.
먼저는 내가 즐거워야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자.
노래 한 곡 써주세요,
변성기가 아직 지나지 않은 목소리로 이적의 'Rain'을 불렀던 언젠가.
피식 웃으며 네가 나중에 변성기가 지나면 한번 생각해보자,
이 만큼 배웠으면 곡 하나쯤은 쓸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기타는. 나보다 낫다. 경험이 부족해서 손가락 감도가 약한 걸 감안한다면,
쉽지 않은 연주인데 최근 발매한 '고양이, 청'을 한번 연주해보랬더니
몇 시간만에,
<고양이, 청 _ yunje, 김형준>
'혼자서도 잘쳐 기타교습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서도 잘쳐 기타교습소 공연 7-1탄 (0) | 2014.01.21 |
---|---|
혼자서도 잘쳐 기타교습소 공연 11탄 (0) | 2014.01.17 |
혼자서도 잘쳐 기타교습소 공연 9탄 (0) | 2014.01.08 |
혼자서도 잘쳐 기타교습소 공연 8탄 (0) | 2014.01.02 |
혼자서도 잘쳐 기타교습소 공연 7탄 (0) | 2013.09.24 |